기업 임원코칭 실패 이유: 지금까지 진단을 안 해서 일까?
페이지 정보
작성자 CiT marketing 댓글 0건 조회 48회 작성일 26-06-18 17:24본문
[칼럼]
임원코칭과 진단
지금까지 진단을 안 해서 기업 임원 코칭이 실패했을까?
뒷조사가 된 진단, 컨설팅의 옷을 입은 올드한 코칭을 넘어서
언제부터인가 한국의 임원코칭 프로세스는 약속이나 한 듯 '진단'으로 시작하는 것이 당연한 표준처럼 자리 잡았습니다. 코치가 임원을 만나 얼굴을 마주하기도 전에 다면진단 결과지가 코치의 책상 위에 먼저 배달되고, 상사와 구성원 인터뷰가 예리한 뒷조사처럼 선행됩니다.
우리는 왜 이토록 진단에 목을 매는 것일까요? 진단을 무조건 하지 말자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하지만 한 번쯤 냉정하게 질문을 던져봐야 합니다. "우리가 지금까지 진단을 안 해서 기업 임원코칭이 실패했는가?" 아닙니다. 오히려 수없이 많은 진단을 해왔지만, 정작 그것이 리더를 변화시키는 데 얼마나 효과가 있었는지를 돌아보면 회의적입니다.
진단 결과지를 받아 들고 "아, 내가 이런 점이 부족했구나. 당장 내일부터 내 리더십 스타일을 개선해야겠어"라며 깊은 성찰로 이어지는 리더는 생각보다 극소수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단점이 수치와 그래프로 난도질당한 성적표를 마주할 때 상처를 입고 마음을 닫아버리기 때문입니다.
특히 리더십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회사에 등 떠밀려 코칭을 시작하는 임원에게, 첫 만남부터 이런 잔인한 진단 결과를 들이미는 것은 코칭의 문을 열기도 전에 빗장을 걸어 잠그게 만드는 꼴입니다.
이런 방식은 과거 경영컨설팅의 유산입니다. 문제가 무엇인지 외부 전문가가 미리 싹 다 파악하고 진단해서 솔루션을 툭 던져주는 방식 말입니다. 그러나 코칭은 컨설팅이 아닙니다. 코칭의 성공 여부는 오직 하나, '리더가 얼마나 주도적으로 이 대화에 참여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리더가 주체가 되지 않는 코칭은 아무리 화려한 진단 도구를 써도 백전백패입니다.
과거의 올드한 치과병원을 떠올려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예전에는 치과에 가면 의사의 얼굴을 보며 어디가 아픈지, 왜 무서운지 대화 한마디 나누기도 전에 다짜고짜 의자를 뒤로 눕히곤 했습니다. 그러고는 얼굴에 입만 뻥 뚫린 초록색 천을 씌워버렸습니다. 치료가 끝날 때까지 의사가 누구인지, 지금 내 입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 길이 없었지요. 환자가 거기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저 웅웅거리는 기계 소리 속에서 공포와 고통을 꾹 참아내는 일뿐이었습니다.
물론 요즘 대부분의 현대적인 치과는 결코 이렇게 진료하지 않습니다. 의사가 먼저 따뜻하게 인사를 건네고, 어디가 불편한지 충분히 이야기를 들은 뒤, 치료 과정을 친절하게 설명하고 나서야 의자를 눕힙니다. 환자의 심리적 안정과 주도권을 존중하는 진정한 서비스 마인드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지금의 임원코칭 진단 프로세스는 여전히 환자를 배려하지 않던 '과거의 올드한 치과'에 머물러 있습니다. 세월이 조금 더 흘러 코칭 시장이 더 성숙해지면, 코치가 리더를 만나기도 전에 진단부터 돌리고 주변인 인터뷰부터 진행하는 지금의 프로세스 역시 "참 무식하고 올드한 방법이었다"고 치부될 날이 올 것입니다. 코칭은 규격화된 기성복이 아닙니다. 철저하게 그 리더의 고유한 맥락과 상황에 맞추어 직조되는 '부티크 인터벤션(Boutique Intervention)'이어야 합니다.
◆ 성향진단과 역량진단의 함정
MBTI나 버크만 같은 성향진단은 언뜻 자신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이 역시 결국은 사람을 몇 가지 유형으로 묶어버리는 일반적인 사항일 뿐입니다. 더 큰 문제는 이 진단이 리더에게 '레이블링(Labeling, 낙인찍기)'을 해버린다는 점입니다. "나는 원래 이런 성향의 사람이야" 혹은 "저 김 전무는 저런 유형이라 안 돼"라며 인간이 가진 무한한 가능성의 문을 닫아버립니다. 리더라는 복잡한 존재와 그를 둘러싼 맥락을 입체적으로 이해하는 데 오히려 방해가 되는 덫이 됩니다.
성향진단은 코칭을 시작할 때 관문처럼 통과하는 숙제가 아니라, 코칭이 한참 진행되는 과정에서 리더 스스로가 "코치님, 저 저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은데 이런 진단 한번 해볼 수 있을까요?"라고 주도적으로 요청할 때 비로소 도구로서 의미를 가집니다.
최근에는 리더의 무의식이나 내면의 결핍, 방어기제까지 첫 단추부터 샅샅이 파헤치겠다는 심리적 성향진단 도구가 유행하고 있습니다. 모든 것을 전문가가 미리 분석해 숫자로 보여주면 빠를 것이라 기대하지만, 그렇게 전달된 리포트는 리더에게 그저 '머리로 하는 지적 이해'에 그치기 십상입니다. "아, 내 성향이 이렇구나"라는 인지적 동의가 곧바로 삶의 변화나 진정한 자기 수용으로 이어지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임원코칭은 심리치료가 아닙니다. 이 복잡한 심리적 실타래는 리더와 코치 간의 단단한 신뢰 속에서, '비즈니스 성과와 행동 변화'라는 철저한 현실적 맥락과 연결되어 다루어질 때만 의미가 있습니다. 이러한 맥락적 정렬 없이, 시작부터 심리적 취약성만을 들춰내는 진단을 들이대는 것은 리더를 불필요하게 위축시키고 코칭의 초점을 모호하게 만듭니다. 머리로만 아는 지식을 넘어, 리더가 가슴으로 느끼고 스스로 주도적인 행동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아무리 그럴싸한 진단도 결국 도구의 목적을 상실한 과도한 개입일 뿐입니다.
역량진단의 대표적인 것이 바로 다면평가를 기반으로 한 리더십진단입니다. 냉정하게 말해봅시다. 진짜 그 임원은 자신의 리더십 진단 결과를 몰라서 그러고 있는 것일까요? 아닙니다. 그 리더 역시 자신의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 조직에서 자신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이미 뼈아프게 잘 알고 있습니다. 다만 숫자로 낙인찍힌 그 결과가 가슴으로 수용되지 않을 뿐입니다.
* 조직의 진짜 속내: 코칭을 발주하는 HR 부서나 경영진 입장에서 "우리가 이만큼 객관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비용을 써서 임원을 관리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한 행정적 편리함과 '알리바이용'인 경우가 태반입니다. 리더의 성장보다 조직의 통제와 증명이 우선시된 결과입니다.
◆ 진단보다 '현존(Presence)'이 먼저다
진단의 사용 여부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언제 하느냐'입니다. 진정한 부티크 임원코칭은 코치와 리더가 온전하게 인간 대 인간으로 만나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초록색 천을 씌우기 전에, 먼저 환자의 눈을 맞추는 요즘의 좋은 치과처럼 리더의 눈을 바라보고 그의 고민과 맥락을 먼저 경청해야 합니다. 코치와 리더 사이에 단단한 인간적 신뢰와 파트너십이 형성되고, 리더가 코칭의 주도권을 완전히 쥐었을 때, 필요하다면 그때 비로소 진단이라는 도구를 조심스럽게 꺼내 들어야 합니다.
이제 의사를 만나기도 전에 의자부터 눕히던 과거의 올드한 방식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리더가 스스로 입을 열고 자신의 이야기를 주도적으로 꺼낼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을 만드는 것, 그것이 진단지 숫자에 가려진 리더의 진짜 가능성을 깨우는 마스터 코칭의 시작입니다.
진정한 성찰과 변화를 이끄는 CiT 임원코칭
진단지에 갇힌 숫자가 아닌, 리더의 무한한 맥락을 깊이 있게 이해하는 파트너십.
프리미엄 부티크 인터벤션을 우리 조직에 도입하세요.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